거대한 바위에 올라 신선세계를 보다-울산바위 릿지등반기 :: 2009/07/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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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는 피크(Peak), 즉 봉우리를 의미한다. P1에서 P23까지 직선거리는 약 2km 거리다. 그러나 바위를 타고 오르내려야 하는 암벽등반에서 직선거리는 의미가 없다. |
| ⓒ 코오롱 등산학교 |
마침내 울산바위를 등반하게 되었다.
암벽 등반에 입문하기 오래 전부터 울산바위 능선 위에서 비박(바위밑 등 야외에서 밤을 지새는 것)을 하며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는 꿈을 꾸었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은 결국 갈증이 된다. 설악산을 드나들 때마다 거대한 암릉을 보며 갈증은 더욱 심해졌다.
울산바위 릿지(산 능선) 등반은 아무리 쉬운 길로만 가더라도 하루 이상은 바위 위에서 비박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는 특히 매력을 느꼈다. 혹독한 환경 속에 나를 밀어 넣어 일상에서 발견하지 못한 또다른 '나'와 마주치게 되는 경험. 이것이야말로 내가 그리던 등반이었다.
거대한, 너무나 거대한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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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장한 울산바위 전경 |
| ⓒ 이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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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1으로 향하는 ‘하나되는 길’의 1피치 구간 |
| ⓒ 이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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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에 대한 신뢰와 협동심이 안전등반을 보장한다. |
| ⓒ 이현상 |
그래서 확보자와 서로 자일을 묶어 추락거리를 짧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서로 자일을 묶어 함께 등반하는 동료를 '자일파티'라고 부른다. 서로의 목숨을 담보해주기 때문에 자일파티의 동료애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등반거리가 짧거나 탈출이 용이한 경우가 아닌, 거벽을 등반할 때는 자일파티간의 동료애가 더욱 소중하다.
바위 위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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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망대 너머 암릉을 따라 등반한다. |
| ⓒ 이현상 |
전날 퍼붓던 폭우는 멈추었지만 간간이 운무가 용솟음치듯 솟아오르고 이내 소나기가 한바탕 지나갔다. 비에 젖은 바위는 미끄럽고, 계곡에서부터 올라오는 바람에 몸까지 흔들렸다.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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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9 부근의 오아시스 |
| ⓒ 이현상 |
사막 위에서 만나는 오아시스보다 더 오묘한 자연의 조화가 아닐 수 없다. P9 주변에는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으며 가까운 곳에 오아시스도 있어 비박지로 많이 활용되는 곳이다. 우리는 좀 더 전진하기로 하고 P10으로 향했다.
천길 벼랑 위의 비박지... 나는 박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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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14 부근의 비박지 부근의 누운바위 |
| ⓒ 이현상 |
오전 7시 30분 등반을 시작한 후 오후 5시 10분에 P14에 도착했으니 약 10시간 만에 목표지점에 다다른 것이다. 애초 계획보다는 조금 빠르게 도착했다.
P14의 비박지는 큰 동굴 형태를 이루고 있고, 바위 틈에 한 두 사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몇 군데 있다. 우리는 각자 짐을 풀고 바위에 모여 꿀맛같은 저녁을 먹었다. 비박지에서의 저녁은 평온하기만 했다. 모두들 무사히 등반을 마친 것을 축하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모든 게 쾌적할 수만은 없다. 밤 10시쯤 되자 거세게 불어대던 바람은 어느새 비바람으로 바뀌고 동굴 속 잠자리까지 빗방울이 들이쳤다. 입구 쪽의 동료들은 황급히 침낭과 매트리스를 챙겨 더 깊은 동굴 속 바위틈으로 대피했다.
바위 틈에 쪼그리고 앉아 밤을 지새우자니 영락없이 박쥐 신세다. 미친 듯 몰아치던 비바람도 새벽이 되자 잠든다. 긴긴 밤이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바위 사이 줄타며 등반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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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박지에서 바라본 전망대쪽 풍경 |
| ⓒ 이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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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17 하강지점 |
| ⓒ 이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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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22에서의 티롤리안 브릿지 |
| ⓒ 이현상 |
마지막 구간인 P22와 P23은 티롤리안 브릿지(자일을 타고 협곡을 건너는 방법)를 이용해서 건너가기로 한다. 티롤리안 브릿지는 어려운 등반기술이라기보다는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협곡 등을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건너갈 때 사용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걸린 로프를 타고 건너가게 되므로 고도감이 여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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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23 마당바위 앞에서 하산을 준비하며 |
| ⓒ 김영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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